[총선+청년] 펨코, 정권심판에 동참하나?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앞서 친민주당·진보 성향의 클리앙 커뮤니티 담론([총선+청년]단일대오 클리앙, 조국이 흔드나?)을 분석해봤는데요, 이번에는 보수 성향의 에펨코리아(이하 펨코)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총선+청년] 개혁신당 이준석을 향한 펨코의 복잡한 마음’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으니 이전 아티클을 안 보셨다면 먼저 읽어 보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총선 후보자 등록이 진행되고 지역구별로 대결 구도가 가시화된 3월 21일부터 27일('총선 중반')까지 일주일을 분석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국민의힘'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글은 3,980건, 댓글은 30,358건이었습니다. 직전 분석 대상 기간(2월 22일부터 28일, '총선 초반') 대비 댓글수가 2배나 증가한 걸 보니 이번 총선, 투표 열기가 상당히 뜨거울 것 같습니다.

 

[ 총선 초반 에펨코리아 담론(키워드:국민의힘) ]

 

기간별 비교를 위해, 지난 분석에서 다뤘던 내용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총선 초반' 시기 펨코 담론은 세 갈래로 형성되었습니다. 이준석 대표(보라색), 수도권과 영남지역 국민의힘 공천 또는 경선(초록색), 민주당 공천 논란 및 내부 갈등(파란색)이 주요 관심사였죠. 이 중에서 핵심 담론은 '이준석' 대표와 관련된 것이었고, 이전 아티클에서 그를 향한 양가감정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총선 중반'에 이른 지금, 펨코의 담론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 총선 중반 에펨코리아 담론(키워드:국민의힘) ]

 

총선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고 선거 구도가 확정되면서 선거 판세와 관련 있는 정보 공유량이 늘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독립된 담론(파란색)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죠. 주목하는 대상 또는 이슈가 무엇이며,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중심 담론이 된 ‘국민의힘 선거 상황'(초록색)입니다.

 

담론 참여자들은 여론조사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되는 국민의힘의 열세와 패배(예상)를 두고 조소합니다. 정부여당은 늙고 무능하고 신뢰할 수 없기에 정권 심판 구도하에서 선거 패배는 당연한 결과라는 겁니다. 게다가 이종섭 대사 임명과 대파 논란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윤석열 대통령과 그를 옹호하는 국민의힘 인사들의 언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합니다.

 

< 국민의힘 여론조사 결과 관련 게시글 中 >

"윤두창 처절하게 멱살 잡혀 끌어내려질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아가리 공정상식말고 진짜 국민들이 인정할만한 국정운영을 했으면 민심이 이렇게 됐을까? 국힘 니들은 망해야됨 ㄹㅇ 범야권 200석. 국힘 120석 절대 안된다니까 ㅋㅋㅋㅋㅋ 뚜껑 까보면 100석 내외 갈듯. 국힘 120이면 대성공인데ㅋㅋ 용산이 미친 것 같다니 용산 미친건 이전부터그랬는데 너희가 피해보기전까지 너희가 무시한거지 이제알알음? 지금까지 귀막고 무시하더니 또 이준석이 윤대통령 비판할때도 윤대통령뒤에 숨어서 개ㅈㄹ하더니 총선 이길줄알았냐. 개꼬숩네. 난 뼛속까지 보수인데, 국힘 이젠 죽어도 안 찍음 틀딱들끼리 모여서 잘 해봐라 ㅋㅋ 완전히 무너져야 다시 세울수 있음“

 

두 번째 포인트는 ’이준석 대표‘(보라색)입니다.

 

클리앙과 동일하게 조국혁신당에 대한 주목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다만 '조국혁신당’ 그 자체가 관심의 대상은 아닙니다. ‘조국’을 보면서 ‘이준석’을 떠올리며, 그가 ‘반윤’과 ‘정권심판’ 포지션을 가져갔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개혁신당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서 지지율이 답보 상태라는 것이죠. 총선 초반 시기의 ‘잡탕’ 비판과 같은 맥락입니다.

 

< 조국혁신당과 이준석 관련 게시글 中 >

"조국 윤석열 퇴진 포지션 이준석이 할 수있었던건데 아쉬움, 조국모델로 갔어야하는데 실수한거지 ㅋㅋ 준석이가 먹어야할 중도표를 조국이 싸그리 쓸어감... 준석이 가져야했을 윤석렬에 대한 복수귀 이미지를 조국이 가져간게 크지, 둘다 복수의 아이콘인데 이준석은 본인만 당함 조국은 가족이 당함 그래서 조국에게 쏠림 ㅅㅂ 그래도 준스기는 무죄 조국은 유죄인데 이게 맞냐“

 

< 이준석 개혁신당 관련 게시글 中 >

"외연확장한답시고 기존 지지자들 버리더니 본인들도 결국 기존 정당들과 다르지 않다는걸 뽀록내며 침몰중, 제3당이면 정치색이라도 확실하던가 비페미 기조가 차별점이었는데 외연확장하면서 민주당과 다를 바 없어짐. 개잡탕식으로 합당만 안했어도 명분이라도 챙겼을거임. 기존 지지층을 잡거나 새 지지층을 노리거나 최소 하나는 해야하지않나 반윤이면 앞장서서 들이받고있는 조국당도 있고 이도저도 아닌당ㅋㅋ."

 

물론 비판만 하는 건 아닙니다. 이준석의 부재가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라고 하는 등 그의 정치적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집단도 있습니다. 좋든 싫든 펨코 담론 참여자들은 이준석 대표를 대체할 만한, 더 나은 인물을 여전히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이준석에 대한 지지·응원 게시글 中 >

"국힘 이준석이 안 쫓아내고 이준석이 하는말 반이라도 들었으면 이지경까지는 안왔다. 이준석이 없으니 공격 방어 다 안돼 너무 쉽게 뚫림 이준석 쫒아내고 국힘 ㅈ되는거 왜이렇게 흐뭇하냐 이준석 데리고 있을때 선거 다 이겼으니까 선거 치루는게 존나 쉬워보였지? | 난 개혁신당 찍을거지만 이준석이 몇달간 보인 모습은 무능 그자체였다. 난 준석이가 잘할거라 믿는다. 근데 진짜 이준석 다음 인물이 보이긴 함?"

 

정리하자면, 펨코 담론 참여자들의 투표 행태는 예측불허인 상황입니다. 이들은 정부여당을 비토합니다.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며 정권심판론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죠. 그렇다고 민주당을 대안으로 지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재명 대표는 여전히 조롱과 비하의 대상입니다.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에 대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입니다. 뜻하지 않게 부동층으로 밀려나 부유하는 모양새입니다. 열흘 남짓 남은 총선까지 이들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어떤 요인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Editor Jimin Yeo